스파이 영화의 걸작 [프로페셔널] 혹은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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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동안 미국과 소련 뿐만 아니라 수많은 나라에서 스파이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냉전이 종식되면서 각국의 수많은 스파이들은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많이들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지, 표면적인 부분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영화 속의 스파이들도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스파이가 출연하는 영화는 대략 3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1. 세상이 변해도 나는 내 갈 길 간다 : [골든아이] 등 007 제임스 본드

2. 알고 보니 냉전동안 나는 이용당했고, 냉전이 끝나면서 배신당했다
    : [롱 키스 앤 굿 나잇], [미션 임파서블], [본 아이덴티티] 등 제이슨 본 트릴로지 등

3. 스파이, 뭐 별거 있나? 그것도 코미디/패러디의 대상일 뿐
    : [오스틴 파워], [쟈니 잉글리쉬], [겟 스마트], [다찌마와 리] 등등

많은 영화들은 2번 즉, 냉전이 끝나면서 조직 내부에서 스파이들을 배신하며, 주인공은 이러한 내부의 배신을 이겨내는 방향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역시 제이슨 본 트릴로지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냉전이 한창인 1981년 이미 이러한 조직 내부의 배신을 다룬 영화가 있었습니다.
장 폴 벨몽도가 주연한 [프로페셔널(Le Professionnel)]이라는 영화입니다.

대략의 줄거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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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배신으로 인해 약 맞고 재판받는 프랑스 비밀요원 죠스 보몽

이 영화는 군사독재가 한창이던 (하긴, 당시가 요즘 2mb 정권보다 나은 면도 있더군요… -.-;;;) 1981년 개봉된 영화인데,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습게도 이 영화는 TV에서 종종 상영되었습니다. TV 방영 제목이 바로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이었습니다.
(이 영화에는 짐승은 한 마리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후 이 영화는 비디오(VHS)로도 출시되었는데, 이 때의 제목은 무려 [프로펫셔날]이었습니다.
(이 테이프를 갖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보이지 않더군요. ㅠ.ㅠ)

이 영화는 줄거리나 구성도 훌륭하지만, 엔리오 모리코네의 스코어도 압권입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들리는 Chi Mai의 슬픈 선율은 가슴을 저미게 만듭니다.


멋진 스파이 영화 한 편 관심있으시면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덧1. 우리나라에선 DVD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만, 어둠의 경로를 이용하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2. 내부의 배신을 다룬 스파이 소설의 최고봉은 존 르 카레의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이며, 1965년에 동명의 흑백영화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배신 자체가 하나의 작전인 내용으로 이 글에서 다루는 배신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전 영화는 못 봤고, 소설만 읽었는데, 진정한 스파이 소설의 최고봉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