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행 #3 마두로담 (Madurodam / 미니어처 마을)

게오르그 마두로(George John Lionel Maduro)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1916년 7월 15일에 네덜란드 령 쿠라사오에서 유태계 부모의 외아들로 태어났으며, 1945년 2월 9일 독일 다카우(Dachau) 포로수용소에서 티푸스로 사망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라이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1939년 9월 21일 예비군 장교를 지원[각주:1]하여 네덜란드 전쟁에 참전하였고, 전투 중 독일 육군에게 체포되어 수감된지 1년 반 뒤 석방된다.
석방 후 유태인들은 다윗의 별을 달고 다니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저항군에 가담하였으며, 연합군 파일럿을 스페인을 경유, 영국으로 탈출시키는 임무를 수행하다 체포되어 다시 수감되고 탈출한다.
그는 다시 저항군에 가담하여 활동하였으나 다시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었다.
그는 자브뤼켄(독일 남부. 프랑스 국경 주변)에 수감되었다 다카우로 이송된 뒤 1945년 2월 9일 티푸스로 사망하였는데, 이 캠프는 2달여 뒤인 4월 29일 미군에 의해 해방되었다.

1946년에 네덜란드 왕국은 마두로에게 최고의 영예인 4급 기사작위를 수여하였다.[각주:2]

그가 사망한 뒤 그의 부모는 사재를 털어 아들을 기리는 소형 도시를 건설하고 이를 마두로담(Madurodam)이라 불렀다.

마두로담이 완공된 1952년, 베아트릭스 공주(현 네덜란드 왕국 여왕, 당시 14세)가 마두로담에 놀러온 이후 그녀가 마두로담의 시장이 되었으며(즉, 마두로담은 네덜란드에서 독립적인 "시"의 권한을 갖고 있음) 이후 그녀가 여왕이 된 후 시장직을 내어놓고 명예시장으로만 활동하며, 현재는 헤이그의 학생 25명으로 구성된 의회에서 시장을 선출한다.

풍차 마을을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미니어처 마을인 마두로담(Madurodam).

이곳은 네덜란드의 명소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놓은, 명실상부한 네덜란드 최고의 관광 명소중 하나다.
(그 죽일놈의 암스테르담 사창가 말고 이런 곳을 봐야 하는 것이다!)
이곳의 모든 건물은 실제 크기의 1/25로 축소되어 전시되고 있다.

또한 이 곳은 전쟁기념관의 의미도 동시에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일단 입장하기 전에 입구 명패를 하나 찍어줘야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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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담 입구. 아직은 실감이 안 남.


그런데, 입구 왼쪽을 보니 웬 소년(?)이 둑을 막고 있다.
그런데, 왼손으로 다음 걸 막으려면 정말 불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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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동화일 뿐. 네덜란드 사람들은 그냥 동화라고만 생각한다고 함.


입장료를 내고(물론 유료다) 들어가보니 펼쳐진 전경이 굉장히 어색하다.
실제 크기의 사람들과 1/25로 축소된 건물이 섞여있으니 뭔가 굉장히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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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그라운드로 내려가기 전에 마두로 씨의 생가를 볼 수 있다.
이 생가는 1990년대 대규모 증축을 할 때 만들어졌다(생가는 정확히는 1993년에 만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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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담의 건물들은 무척 정교하게 만들어져있다.
옆에 사람이 있고 없는 것에 따라 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사람이 옆에 있으면 무척 어색하면서도 눈이 즐겁다. (물론 미니어처 마을은 언제나 그렇다)

안타까운 건 이 명소들의 "원본"을 잘 모르기 때문에 깊이있게 와닿지가 않는다는 거...


놀이공원의 미니어처가 있는데, 10센트 동전을 넣으면 동작하기도 한다.
(이곳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의 코묻은 돈을 노리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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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뿐만 아니라 해변도 있다.
어느 해변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그럴싸하다.


그런데, 물 속에는 실제로 물고기가 있다. 이 물고기들 덕분에 현실감이 좀 떨어졌다.
또, 거미줄이 쳐진 곳이 있는데, 이 역시 뭔가 아쉽다.
아니, 거대 물고기와 거대 거미의 습격을 느껴야 하나?
(역시 이딴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난 한국인임이 분명하다. 그냥 즐기면 더욱 즐거울 것을!)


재미있는 것은 마두로담은 실제 있는 곳만을 미니어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질 곳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역은 향후 만들어질 역이라고 하는데, 역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홍보효과도 톡톡히 되는 것 같다.
두 대의 스크린은 역의 기능을 알리는 화면을 계속 보이고 있다.


건물에 비친 모습을 보면 즐겁다.
사람이 안 비친 사진을 보면 커다란 건물로 보이는데, 막상 사람이 비치면 만만해(?)보인다.


군함이 한 척 있더라.
이 군함은 프리깃인 De Zeven Provincien함이다. 네덜란드 군함 답게 네덜란드 레이더인 APAR와 SMART-L 이 눈에 띈다.
언뜻 보니 독일의 작센(Sachsen)급 같아보였는데, 작센보다 약 400톤이 더 나가는 약간 다른 급이다.
레이더는 물론 소나까지도 거의 같은 모델인데, 주포(127mm)가 좀 더 크다. (작센은 같은 OTO사의 76mm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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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긴 작센이 더 잘 알려져있는데, 사실 이게 1년 먼저 건조되었음.


제임스 본드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다이아몬드 밀수를 추적하는데, 이 다이아몬드들은 네덜란드 운하를 통해 배달되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그냥 찍어봤다. (그게 마두로담과 무슨 상관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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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공항.
대한항공 비행기는 활주로를 따라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물론,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다른 비행기들도 시간이 되면 활주로를 따라 이동한다.
(대한항공이 뭐가 예쁘다고 특혜를 주겠는가)


마두로담은 야외에 오픈되어있어 새들이 많이 날아온다.
새들이 날아들면 역시 리얼리즘은 바이바이다.
아니면 거대 새떼의 습격이 되려나? ㅎㅎ


축구장이 있는데, 경기는 한창 진행중이고, 오렌지 군단이 막 골을 넣은 상태였다.
네덜란드 화이팅! (그런데, 우리나라랑 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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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미니어처 풍차를 안 찍으면 곤란하다.
이왕 찍는 거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상황으로 찍어봤다.
같은 곳을 찍은 것들인데, 사람이 있을 때랑 없을 때랑 느낌이 전혀 다르다.
여기에선 역시 눈이 즐겁다.


이렇게나 눈이 즐거운 곳에서 시간을 잘 보낸 뒤 우린 헤이그의 해변으로 향했다. (4부에 계속)

  1. 우리나라 여행 관련 자료들엔 소년병이라고 간단히 적어둔 자료가 많던데, 그는 second-lieutenant-reserve 즉, 예비군 소위로 임관했다.
    즉, 그는 소년도 아니고 병도 아니었다. [본문으로]
  2. 우리나라 같았으면 그러니까... 좌파에 해당하는 직위인 거다. 대한민국 지.못.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