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에서 느낀 다른 영화의 흔적들

[인셉션]의 두번째 감상을 마쳤다.
이제 첫 감상에서 놓쳤던 장면들이 꽤 찾은 것 같기도 하면서, 더욱 미궁에 빠지는 기분이다. 헐~

그런데, 이리저리 다른 영화의 흔적들이 꽤 눈에 띈다. 슬슬 중독되어가는 것 같다.


1. 포스터

[다크 나이트] 포스터 중 가장 인상적이고 무서운 포스터는 바로 조선생 등짝 포스터다.
그런데, 인셉션의 포스터는 이 등짝 포스터와 상당히 닮았다.

서로 다른 감독이 만들었으면, 표절시비라도 터졌을 듯한 포스터…


색의 배치나 전반적 구도부터, 바닥의 물, 하늘의 구름까지…



2. Gravity 그리고, Therapy

놀란 감독은 영문학도답게(런던 대학교 영문학과 출신) 단어의 사용에 신중하다.
[다크 나이트]에서도 need와 deserve라는 단어를 명확히 구분해서 썼다. 엔딩 부근 고든의 대사를 보라.

그런데, 재미있게도 조커가 광기를 설명할 때 사용했던 gravity(중력)이란 표현을 또 사용한다.

Cobb: I hope you do understand the gravity of that request.
코브: 제 요청의 막중함(중력)에 대해 이해해주셔야 됩니다.

굳이 gravity란 단어 대신 다른 단어를 써도 되었을텐데…

또, therapy란 단어도 사용되었다. (정확한 대사는 잘 기억나지 않음. ㅠ.ㅠ)
이 역시 조커가 사용한 단어다.
갱들 모여서 고민하고 있을 때 불쑥 들어와서 group-therapy session(정신병 집단치료) 받냐며 비아냥거렸다.

그렇다. 두 단어 모두 조커가 쓴 표현들이다. 이제 고담시를 넘어 꿈속 세상까지 혼란에 빠뜨리려는 거냣!



3. [배트맨 비긴즈]

와타나베 켄, 마이클 케인 그리고, 킬리언 머피까지 [박쥐선생 시작하다]에서도 활약했던 멤버가 셋이나 출연했다.

이 중 킬리언 머피는 [박쥐선생 시작하다]에서 스캐어크로우 역을 맡으면서 머리에 두건을 뒤집어썼는데, [인셉션]에서도 또 비슷한 걸 뒤집어썼다.

어이, 놀란 선생… 킬리언 머피가 싫으면 얘기하라구. 그렇게 괴롭히지만 말구… (응?)



4. [미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장편 데뷰작은 [미행(Following, 1998)]인데, 이 영화에서 주인공과 함께 도둑질을 하는 자의 이름은 코브(Cobb)이다.
(알렉스 호라는 사람이 연기했는데, 다른 직업이 있었으며, 유일무이한 출연작이 [미행]이었음)

[인셉션]에서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코브(Cobb)의 직업 역시 도둑에 가깝다.



5. [유주얼 서스펙트]

이 영화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낚시다.

그런데, [야곱의 사다리], [노웨이 아웃] 같은 수작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대형 낚시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고바야시 변호사 역을 맡았던 명배우 피터 포슬스웨이트가 나온다.
물론, 영화 내에서의 진짜 실명은 알 수 없고, 컵 회사 이름일 뿐이지만. (지금 쓴다고 스포일링이라진 않겠지?)

이 양반도 대형 낚시 영화 전문 배우로 뛰기로 했냐는 생각이 들었다.



6. [여왕폐하의 007]

설산을 배경으로 촬영된 장면들은 다분히 [007]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사용된 장비들은 주로 [뷰투어킬]을, 일부 장면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오프닝 씬을 생각나게 했다.

하지만, 산 위에 지어진 건물은 분명히 [여왕폐하의 007]에 등장하는 스펙터 기지의 변형이었다.
쉴트호른에 있는 피츠 글로리아 말이다.


덧. 이 외에 [다크 시티], [13층], [매트릭스], [라비앙로즈] 등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너무 잘 알려진 내용은 포스팅 하기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