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충분히 잘 만든 "코미디"지만 5% 부족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무비라는 뻘광고 덕분에 그닥 내키진 않았지만, 보고 나니 의외로 충분히 잘 만든 코미디.


ⓒ(주)영화사 집, All Right Reserved


이 영화는 뻘광고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잘 만든 코미디 영화다.
그렇다. 이 영화는 히어로 무비가 아니다.

스토리의 짜임도 있고, 무의미한 장면처럼 보이는 장면이 뒤에 가면 의미를 갖는 나름의 떡밥 전략도 있다.
최동훈 감독의 이전 작품인 [범죄의 재구성] 및 [타짜]의 짜임새까진 아니지만, 나름의 구성은 가진 영화인 것이다.

게다가, 주연배우와 조연배우들이 맛깔나는 연기를 보여주어 충분히 즐겁게 웃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문제가 좀 많다...


1. 코미디를 위해 희생된 히어로 장르

광고에서도 계속 떠들어댔듯이, 이 영화는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무비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도 히어로 물이 될 수 없다.
히어로물처럼 보이기 위해 스승이 죽는 등 고난을 겪기는 하지만, 그닥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

히어로라는 것은 영화를 코미디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2. 코미디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CG

제작비가 100억원이라는데, 상당 부분이 CG를 위해 사용된 것 같다.
하지만, CG는 대부분 코미디를 위해서만 사용된다.

뭐, 영화 자체가 히어로물이 전혀 아닌 관계로 CG를 다른 곳에 사용하기도 힘들었겠지만...



3. 생뚱맞은 진지남 서화담

주인공 히어로 전우치가 무려 스승님도 돌아가시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즐거운 악동이고, 주변인물들 역시 코미디 연기만을 하는 것에 비해 악당 서화담(김윤석 분)은 나홀로 진지남이다.

덕분에 그의 연기는 도무지 몰입이 되지 않는다. 영화 전체와 혼자 떨어져있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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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짜임새를 위해 짜임새를 버린 일부 장면

이 영화는 500년 전 조선시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시간적 배경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적 배경을 그럴싸하게 만들어주는 짜임새도 갖고 있으며, 영화의 구성도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복잡한 구조의 영화란 얘긴 결코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나름의 짜임새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오히려 일부 내용에서 짜임새가 상실되는 부분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서화담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복숭아꽃 장면이다.
이 장면들은 전체적인 짜임새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장면인데, 장면들 자체는 앞뒤 장면들과 완전히 따로 노는 느낌이다.
(하긴, 코미디 영화에서 너무 큰 걸 바라면 안 되지만...)



5. 이해가 가지 않는 광고


특히, 최초의 한국형이란 말은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한국형 히어로는 애니메이션 [홍길동전]도 있었고, [공공의 적] 시리즈에 나오는 강철중도 있었다.
그들은 어디 미쿡형 히어로였냐?

아니, 전래우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사용하면 무조건 한국형이냐?
그럼 [디워]는 뭐냐?

그냥 코미디 영화라고 광고하면 어디가 덧나는지 굳이 한국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아이폰 사면 매국, 옴니아2 사면 애국과 같은 저질 애국심 마케팅이 느껴져서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