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에서 차용한 007 영화의 장면들

2002년 [본 아이덴티티]가 나왔을 때 관객들은 환호했습니다.
"저런 멋진 스파이 액션 영화가 있다니!!!"

그리고는 끊임없이 007영화와 비교해대기 시작했습니다.
"007은 저런 거 못해. 007보다 나아. 007보다... 007보다..."


그런데, [본 아이덴티티]의 화면을 유심히 뜯어보면 다른 스파이 영화들 특히, 007 영화에서 많은 장면을 차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1. 손을 터는 장면


옥상에서 내려온 본은 팔에 묻은 눈을 털어냅니다.
이 장면은 [뷰투어킬]에서 한방 친 뒤에 손을 터는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킵니다.

영감님... 뼈는 괜찮으시죠?



2. 빨간 차 타고 경찰차에게 쫓기는 주인공



본은 빨간차를 타고 경찰에게 쫓깁니다.
이 장면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본드가 빨간차 레이싱을 펼치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3. 술먹으며 냄새맡는 주인공


제이슨 본이 마리의 동생네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맥주의 냄새를 맡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어쩐지 '독이 들었나?' 의심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이는 다 본드 탓입니다.
본드는 술을 주면 종종 냄새를 맡습니다.



4. 샷건 쏘는 주인공


본은 저격총을 가진 요원과의 생사를 건 대결에서 무려 샷건(!)을 사용합니다.
이 어색한 화면은 [뷰투어킬]에서 본드가 샷건을 사용하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게다가 두 장면 모두 샷건은 타인의 소유품입니다.

본이 살인을 안 하려 한다고 광고했지만, 정작 본드는 샷건으로 아무도 안 죽였다는 거...



5. 외눈 망원경


본이 계속 사용하는 외눈 망원경은 [골든아이]에서 사용된 것입니다.



6. 차에 추적장치 설치


본은 차에 추척장치를 설치해서 CIA 요원들의 아지트를 찾아냅니다.
이 장치는 [골드핑거]에서 사용된 호머를 연상시킵니다.



7. 나선계단


[본 아이덴티티]의 CIA 아지트 탈출 씬에서 본은 나선계단을 굉장히 빠르게 내려옵니다.
그런데, [옥토퍼시]에서 본드는 나선계단을 약간만 빠르게 내려옵니다.



007 영화 외의 다른 영화들에서 차용한 장면은 아래와 같습니다.


a. TGV: [미션 임파서블]


[본 아이덴티티] 초반부에 본이 이동할 때 뜬금없이 TGV를 타고 갑니다.
이 TGV는 이후 등장하지도 않을 뿐더러 별 의미도 없습니다.
하지만, 본은 굳이 자세를 돌려 TGV라는 글자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시키기 위한 장면입니다.



b. 방송에서 삿대질(?)하는 흑인: [프로페셔널]


본의 표적이었던 움보시는 방송안경 쓰고 나와서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러댑니다.
이 장면은 장 폴 벨몽도가 주연한 [프로페셔널]에서의 재판씬을 연상시킵니다.



덧. [본 슈프리머시]에서 마리의 피살장면: [여왕폐하의 007]


[본 슈프리머시]에서 마리는 본과 함께 가던 중 머리에 총을 맞고 피살됩니다.
이 장면은 (너무나 유명한) [여왕폐하의 007]에서의 트레이시 본드의 피살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본 슈프리머시]에는 다른 영화들에서 차용한 장면은 딱 이 한 장면 뿐입니다.
덕 리만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폴 그린그래스는 일단은 이 한 장면으로 참지만, 차기작인 [본 얼티메이텀]에선 다시 대규모로 007 영화의 장면을 차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