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만 가면 플롯이 허술해지는 007 영화들...

007 영화의 설 중에서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막장 테크를 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전적으로 맞지는 않지만,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007 영화 중에서 플롯이 제대로 엉성한 작품세 편이나 있습니다.
또, 원작 소설에서는 미국이 배경이었으나 배경을 바꿨는데, 플롯이 나름 탄탄한 영화도 한 편이 있습니다.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007 영화들은 다음의 다섯 편입니다.


1. [골드핑거] : 007 영화 중 처음으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


초반에 마이애미에서 필릭스와 만나며,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금괴 보관소인 포트녹스(Fort Knox)가 주요 배경입니다.

스파이 스릴러의 색깔이 옅어지고, 액션 어드벤처의 색깔이 진해지기 시작한 영화로서, 훌륭한 구성, 멋진 화면 등 초창기 명작 007 영화 중 하나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본드카애스턴 마틴이 등장했으며, 스필버그가 이 영화를 좋아해서 애스턴 마틴을 샀다는 얘기나, 피어스 브로스넌이 어린 시절 이 영화를 보고 영화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얘기들이 유명한, 전설적인 007 영화입니다.
한편으로는 [전격 Z 작전]의 키트의 기능 역시 [골드핑거]의 애스턴 마틴을 상당부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2.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 다이아몬드 밀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미국(L.A.)으로 가며, 미국이 주무대


흐흐흐. 드디어 시작입니다.

션 코너리의 마지막 007 영화였으며, 엉성한 플롯은 물론이고, 전작에서 아내를 죽인 블로펠드와 아무런 사심 없이 만나는 등, 기본적인 007 영화의 배경마저 무시하는 졸작 중 한 편입니다.

코너리의 나이때문에 액션마저 시원찮았던, 볼 것이 전혀 없는 아주 특이한(?) 007 영화입니다.


3. [죽느냐 사느냐] : MI6 요원 3명 피살의 용의자인 카낭가를 추적하며 뉴욕으로 감. 미국이 주무대


전작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 이어 [죽느냐 사느냐]에서도 주무대는 미국입니다.
(후반부에 가상국가인 산 모니크로 가기 전까지는 뉴욕에서 거의 모든 일이 진행됩니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인 로저 무어의 고급스러운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뉴욕을 배경으로 한 것 같은데, 결국은 전작의 엉성한 플롯을 답습한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원작에서 가장 살떨리는 장면들을 제거하는 바람에 맥이 빠져버린 효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작과는 달리 볼거리가 화려했기 때문에 세대교체는 잘 이루어졌습니다)


4. [문레이커] : 남 캘리포니아의 드랙스 산업 셔틀 공장단지에서 우주왕복선 문레이커 실종의 조사를 시작함


007 영화 사상 최대의 괴작인 [문레이커]에서 미국이 빠질 수 없습니다

지가 만든 우주왕복선을 지가 훔치는 얼치기 우성인자 휴고 드랙스의 셔틀 공장단지가 남 캘리포니아에 있습니다.
본드는 여기서 추적을 시작합니다.

금방 미국을 떠나고 우주까지 가서 삽질을 하기는 하지만, 엉성한 플롯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미국의 악령이여...)


5. [살인면허] : 필릭스 라이터의 결혼식부터 미국에서 시작함


첫 장면인 필릭스 라이터의 결혼식부터 미국에서 시작하며, 이즈무스 공화국(Republic of Isthmus)이라는 가상의 국가로 가기 전까지 미국에서 모든 일이 진행됩니다.
게다가 본드가 살인면허를 박탈당하는 곳은 마이애미에 있는 헤밍웨이의 생가입니다.

[골드핑거]를 제외한 앞의 세 편과는 달리 플롯이 전혀 엉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영화 전체의 도입부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아래와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유어아이즈온리] : 원작 소설에서는 미국이 배경이었으나 배경을 바꾼 영화


소설에선 미국에서 석궁 씬이 진행되지만, 영화에서는 그리스로 바뀌었는데, (이 덕분일리는 없지만) 구성이 탄탄합니다.
한편으로는 주연배우인 로저무어의 교체를 고려하여 대본이 쓰여지는 과정에서 액션도 괜찮고 볼거리도 풍부합니다.

과연 미국을 떠났기 때문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