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르]: 충분히 잘 만든 수퍼히어로 영화
- 미디어이야기/수퍼히어로
- 2011. 5. 1. 15:27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다소 갈리긴 하겠지만, 충분히 잘 만든 수퍼 히어로 영화였다고 판단한다.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자기 장기를 잘 살려서 아스가르드의 권력 다툼을 잘 그렸다.
(영화의 배경은 아스가르드가 메인이고, 지구가 서브이다. 토르의 유배지일 뿐)
또한, 원작 만화에서는 신(神)이라는 설정이지만, 영화에선 뛰어난 체력과 과학기술을 가진 외계인으로 묘사되었는데, 이 점 역시 영화화 과정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난 신인 것도 아니고, 신이 아닌 것도 아니여…
물론, 액션이 다소 심심하고, 특히 3D가 엉망이란 단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최소한 무난한 구성은 한 영화였다.
적어로 킬링타임 용 영화로는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그 외 여러가지 단상들…
1. 3D는 보지 말라는 지인들의 간곡한 충고에 따라 2D로 봤다. 화면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음
2. 자막은 발번역의 진수를 보여줌
발번역에 대해 세세하게 하나씩 따지면 끝이 없겠지만, 가장 중대한 오류만 보면 이런 식이다.
원작 만화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신이라는 내용도 전혀 없고, 스스로를 신이라고 자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능력들을 과학적으로 해석한 듯한 인상을 주면서 외계인에 가깝게 묘사한다.
(테란의 형태를 한 프로토스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미도 공은 가볍에 신(神)이란 번역을 사용하셨다.
또한, 감마선을 연구하다 실종된 과학자가 언급되지는 하지만, 그의 실명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물론, 미스터 헐크 브루브 배너 박사 얘기임)
하지만, 자막에선 그 대화의 초반부터 브루스 배너라는 이름을 언급하고 시작한다.
다시 말해, 자신도 영화의 세계관을 다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관객들에겐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다.
3. 용인 롯데시네마의 막장은 어디까지?
엔딩 크레딧을 보고 있는데, 볼륨을 줄이기 시작하더니, 쿠키 씬에 들어가니 볼륨을 묵음으로 처리해버렸다.
덕분에 이미도 대협의 번역만 읽어야하는 개같은 경험을 했다.
(난 이미도 대협의 번역을 결코 믿지 않는다)
이것들 정말 미친 거 아냐?
4. 미스가르드?
우리나라의 [토르] 홍보 자료에는 인간이 사는 곳을 미스가드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정확한 표현인 미드가르드는 중앙의 나라(Midgard / Miðgarðr)라는 뜻이다.
위쪽이 아스가르드, 가운데가 미드가르드, 요툰하임, 아래는 니프하임
5. 액션은 다소 심심함
토르의 강점은 힘이다. 즉, 영화는 물리적으로 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된다.
그런데, 요툰하임에서만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미드가르드(지구)에서는 좀 심심하다.
디스트로이어와의 액션에서 좀 기대했지만, 솔까말 [수퍼맨 리턴즈]만큼의 액션만 보았다.
원작 만화에서는 디스트로이어가 묠니르를 파괴할만큼 무서운 존재인데, 그런 강함에 대한 묘사가 빠진 것이 좀 아쉬웠다.
아이고~ 내 묠니르~
6. 토르의 힘을 자각했을 땐 좀 웃겼음
만화에서는 토르가 지구로 왔을 때 기억을 잃고, 다른 자아로 살다가 어떤 기회를 통해 자각한다.
그런데, 원작 만화와는 달리 영화 [토르]에서는 토르가 기억을 잃지 않으며, 자각하는 과정이 다르다.
그런데, 자각하는 장면이 좀 웃기다.
(스포일링이 될 수도 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패스)
7. 로키의 갈피를 못잡는 성격은 신화의 내용을 상당부분 차용한 것임
많은 리뷰들에서 로키의 성격을 종잡을 수 없는 점이 마음에 안 든다는 얘기들을 하셨다.
그런데, 이거 원래 그 인간(신?)이 그렇다.
괜히 누구 죽이지 않도록 보호하자고 하면 죽일 방법 강구해서 죽이기도 하고…
능력은 신이지만, 징징거리는 한편으론 말썽꾸러기 어린애같은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그런 면에서 로키에 대한 묘사는 결코 그리 실망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8. 신을 유혹하는 여인의 키스와 미모?
나탈리 포트만은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했다.
심지어 신(토르)를 유혹할 정도로… ^^;
9. 스타크래프트2의 토르!
바로 그 "토르가 왔다!"의 토르는 북유럽 신화에서의 토르를 차용한 것이다.
토르가 왔다!
10. 흑인/동양인?
아스가르드의 멤버 중에 흑인과 동양인이 등장한다는 것이 처음엔 좀 웃겼다. (북유럽신화라고!)
그런데, 지구인과 유사하게 생긴 외계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괜찮은 접근인 것 같다.
물론, 제작진에겐 이것보다는 세계 배급을 위한 목적이 더 컸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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