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있어 삶은 기적이다

어제 오랜만에 동기들과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다들 반가웠지만, 그 중 가장 반가운 친구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1년을 무사히 보내고 돌아온 친구였습니다.
총은 다행히 안 맞았는데, 열병 때문에 하루동안 고열에 시달렸다는군요.
(같이 간 한국군 한 명은 뒷차가 총격을 당해 사상자가 생겼는데, 그 이후 나사가 풀려서 생활했답니다)

출국 하기 전에 방탄조끼를 사려고 하다가 결국 시간이 없어 못 사고 갔는데, 1년간 걱정으로 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수단에서 저희 둘에게 무척 반가운 사람을 만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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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그 반가운 분이 아닙니다… 현지 사진일 뿐입니다. ^^;;;



1994년 10월 어느날 저는 모처에서 열린음악회를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 처자 한분을 보며 필이 꽂혀버리고야 만 겁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젊은 혈기를 무기로 마구 들이댔는데, 알고 보니 저보다 2살 많으신 누님이시더군요.
이후 몇번 만나뵙고, 편지도 좀 주고받으며, 간간히 친구랑 함께도 만났지만, 결국 더 이상 진전 없이 헤어졌습니다.

당시 함께 만났던 친구 중 하나가 수단에서 돌아온 이 친구인데, 수단에서 그 여자분을 만난 겁니다.

그 여자분은 남편분 직장 때문에 얼마간 수단에 와계셨는데, 딱 만나게 된 거죠.

다른 곳도 아니라 아프리카 수단인데요…
수단에 있는 한국인이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 얼마 안 되는 사람 중에 면식이 있는 분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데, 그 분과 마주치고 인사를 한 뒤 연락처를 주고받다니요!!!

우연이 있어 삶은 기적입니다.
괜히 뿌듯하고 행복해지는군요.


덧1. 그 여자분의 필명이 "졸리운 새끼사자"였습니다. 사자님 잘 계시죠?

덧2. 그 친구를 집으로 끌고와서 새벽 2시까지 쐬주를 부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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