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를 4자리 단위로 잘라서 표기해야 하는 이유
- 상식과지식/일반상식
- 2008. 3. 22. 11:23
0이 들어있어도 어려운 숫자 표시
이것은 숫자의 표기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자로 숫자를 표기했을 때는 꼭 천(千), 만(萬), 억(億) 등의 글자를 집어넣어야 했고, 고대 로마나 그리스에서는 ⅣⅩⅡ 과 같은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숫자를 사용했습니다.
(두 체계 모두 영(0)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표기가 복잡해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라비아의 상인들이 대단한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간단한 기호로 숫자를 표기하고 있었고, 0이라는 개념이 있어 표기를 더욱 단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호의 성공적인 추상화가 인류의 문명을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곧 이 표기는 "아라비아 숫자"라는 이름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우리가 숫자를 쉽게 익힐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라비아 숫자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사람들은 더 큰 수를 쉽게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1412이라는 개념을 생각하려면 머리 속에서 저만한 규모를 생각해야 했는데, 이제는 1, 4, 1, 2라는 개념으로 단순화(추상화)시켜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서구문화권에서는 수를 3자리 단위로 끊어읽게 됩니다.
12,345,678 : Twelve million, three hundred fourty five thousand, and six hundred seventy eight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수를 3자리 단위로 나눠서 표기하는 표기법이 필요해졌습니다.
한편, 중국을 비롯한 동양문화권에서는 수를 4자리 단위로 끊어읽고 있었습니다.
1234'5678 : 천 이백 삼십 사만 오천 육백 칠십 팔 / 一千 二百 三十 四萬 五千 六百 七十 八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데, 수의 표기는 여전히 3자리 단위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그러다 보니, 123,456,789,012,345,678,901 정도가 되면 자릿수를 세는 것만으로도 일입니다.
뭣하러 컴마(,)를 찍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죠.
국제 표준 위반 사례?
그런데, 일부러 불편한 표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국제표준이라는 이유로 숫자는 무조건 3자리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이게 정말 "국제표준"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숫자 표기에 대한 국제표준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국제관계에 있어서 표준화된 방식은 있습니다. 단지, 내수 시장에서 지켜야할 정도의 강한 표준은 없다는 뜻입니다)
국제표준이 있고 그것을 다 준수하고 있다면 윈도우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숫자 표기 방식을 지정하면 안되고, 무조건 표준화된 방식으로만 표기해야 정상입니다.
국제관계 특히 수출/수입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입니다만,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사용되는 숫자의 표기는 우리 언어에 맞추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 블로그에서는 숫자표기를 4자리로 끊어서 표기하겠습니다.
보기에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읽기는 훨씬 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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