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 랜턴] 신이시여… 정녕 이 영화를 캠벨 감독이 찍었단 말입니까? 앙?
- 미디어이야기/수퍼히어로
- 2011. 6. 17. 01:22
JLA에서의 비중이나, 만화책에서 다뤄진 할의 고뇌 등을 익히 들었던데다, 무려 마틴 캠벨 감독이라 기대를 하고 영화를 봤다.
아무리 로튼 토마토 지수가 엉망이라도… 설마…
이 영화는 마틴 캠벨 감독의 영화답게, 나름의 장점이 있는 영화다.
무엇보다 액션 시퀀스의 동선이 깔끔하다.
초반 전투기 씬이나, 후반 패럴렉스와의 마지막 싸움장면 모두 등장인물의 동선이 명확하며, 움직임이 헷갈리지 않는다.
또한, 수많은 볼거리가 있어 적어도, 눈이 심심하지는 않다. (일부 CG가 눈에 좀 거슬리지만 받아들일만한 수준임)
하지만, 수많은 단점들은 이런 장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OTL
1. 정체를 아무나 알다니…
수퍼히어로 영화의 기본 중 하나는 정체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히어로의 고독이나 내면의 갈등도 표현할 수 있고,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린 랜턴]에선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심지어는 여친인 캐롤 양께선 그냥 보자 마자 안다.
할의 친구는 아예 할이 직접 자랑한다. (자랑이 끝나면 그 친구는 아예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뭥미?)
그린 랜턴은 뭣하러 녹색 반짝이 입고, 쪼가리 눈가리개 붙이고 다닐까? 그린 호넷인가?
2. 갑툭튀의 편집
캠벨 감독의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편집은 마구 튄다.
친구에게 쓸데 없이 자랑하다가, 다음 장면에선 갑자기 로맨스 모드…
헥터에게 왔더니, 마침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헥터는 캐롤을 해치려 하고 있고…
재촬영이 있었다는데, 아무래도 이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인 것 같다.
3. 낭비된 로맨스
할(그린 랜턴)의 여친 캐롤은 영화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마음 약해진 할이 히어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
그게 끝이다. 아주 약간의 역할이 더 있지만, 그녀가 없어도 내용 전개에 아무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로맨스 전체가 완전히 낭비된 것이다.
차라리 로맨스 내용을 완전히 제거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4. 허무한 마지막 결투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당연히 할과 패럴렉스의 우주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다.
패럴렉스는 할과 싸우기 전 몇몇 행성 전체의 생명을 먹어치우고 그린 랜턴 용사들을 먹어치운 강적이다.
그런데, 그냥 1:1로 싸워서 이긴다.
마치 기껏 태권브이를 출동시켰더니, 국군이 이미 해치워버린 느낌이랄까…
우주의 운명을 건 싸움이 이 정도로 허무하면 곤란하다.
5. 능력과 한계의 미설정
액션 영화계의 영원한 걸작 [터미네이터2]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는 다름아닌 T-1000 능력의 설정이다.
영화 초반에 T-1000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히 정의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후반 싸움의 결과는 커다란 설득력을 얻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패럴렉스의 능력이 무엇인지 설명하다 말아버린다. 끊임 없이 흡수하고, 커지고… 그 다음은 없다.
그러다 갑자기 (아무런 설명도 없었던) 감염 설정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감염"은 헥터에게만 이루어진다. 헥터의 아버지는 또 감염되지 않는다.
이런 설정 덕분에 마지막 결투의 힘은 더욱 빠져버렸다.
여러모로 아쉽기만 한 [그린 랜턴]이었다.
덧1. 인공지능 무인전투기를 왜 못팔아? 그거 2대 격추시키기 위해 정상급 파일럿 둘을 잃어야 했다면 충분히 걸작인데?
덧2. 겁이 없어서 뽑았다면 브루스 웨인이 더 낫지 않았을까? ㅋ
덧3. 데드풀로 돌아오는 게 여러모로 나을 듯…
개그풀… 아니, 데드풀…
덧4. "To Eternity and Beyond!" 어쩔…
덧5. 러닝타임이 달랑 1시간 45분. 이건 감독의 능력 외에도, 제작진의 압력이 컸다고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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