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배우 분석 #6 Daniel Craig

5. Daniel Craig : 션 코너리의 오라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해낸 본드


크레이그의 본드는 지금 분석하기에는 때이른 감이 있습니다.
래젠비처럼 한 편 촬영하고 끝낸 것도 아니고 무려 5편을 촬영하기로 계약한 상태입니다. (익스트림무비 참조)
따라서 이 분석은 <카지노 로얄>에 국한될 뿐입니다.

크레이그는 (50줄에 다다른 브로스난을 대신해서) 흥행돌풍은 유지하면서도 원전으로 돌아가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본드역을 맡았습니다.

개봉 당시 그의 나이는 38세였습니다. (네! 30대의 본드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차기작이 개봉하는 올해 그의 나이는 40세이고, 코너리가 은퇴할 때가 41세란 점을 생각해보면 결코 젊은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다소 젊은 축에 들 뿐이죠.

사실, 기용 당시에는 워낙에 말이 많은 배우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캐스팅이었습니다.
(비단 흥행성적 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말입니다)
크레이그의 성공의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코너리의 외모를 현대식으로 해석

코너리는 원래 잘 생겼다는 평가를 받은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그런 스코틀랜드 노동자 출신 촌놈을 아무도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소설 속에서 묘사된 본드의 얼굴은 코너리와 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었고, 그의 대단히 탄탄해서 거친 느낌을 보여줬습니다.
무명배우로서 저렴하게 캐스팅된 그의 진정한 가치를 관객들은 단번에 알아봤습니다.

크레이그 as 우슬라 안드레스

잘생긴 외모는 결코 아니나 카리스마 넘치는 몸짱


다니엘 크레이그는 처음 캐스팅 되었을 때는 이 정도 수준의 근육은 아니었지만, 하루 5시간씩의 운동을 통해서 코너리를 능가하는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었고, 그 역시 상당히 거친 느낌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액션이 어색하지 않도록 충분한 연습을 하여 체구의 위압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습니다.

b. James Bond 캐릭터의 정확한 해석

b1. 인간 James Bond의 해석

제임스 본드는 항상 까칠했습니다. 영화에서 계속 볼 수 있었던 이 까칠한 성격을 제대로 묘사했습니다.

애스턴 마틴 획득

임마, 꼴았으면 차 내놔. 주차권 갖고 오란말야!


폭탄으로 폭탄 테러범 제거

이쉑! 넌 디졌어!



b2. before Sean Connery의 해석

제임스 본드는 살인기계입니다. 코너리가 연기한 본드는 살인을 좀 해봐서 능수능란하게 살인을 하지만 달가워하지는 않는 모습이었으며, 카메라도청장치 등에 대해서는 신경쇄약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처음 살인을 해서 다소 흥분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냉정하려고 노력하고, 카메라나 도청장치 등에 대해서 실수를 저질러야 합니다.

동시에, 코너리가 보여줬던 거친 모습은 그대로 (또는 더 거칠게) 보여줘야 합니다.
이러한 코너리 이전의 모습들을 제대로 표현했습니다.


c. 플레밍 원작 소설의 포스

c1. 현실 세계에 있는 악당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작 소설에서 Le Chiffre에 대해 기술한 공문서

비록 스펙터(SPECTRE)라는 가상의 집단을 창조한 플레밍이었지만, 사실 그의 소설의 장점 중 하나는 악당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였습니다.

소설 [카지노 로얄]을 보면 르쉬프에 대한 설명을 아예 공문서를 첨부함으로써 왜 르쉬프(Le Chiffre)라고 불리는지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해놨습니다.
(소설에서의 그는 숫자 감각이 탁월한 SMERSH 요원으로 Le Chiffre외에도 cypher, number, Herr Ziffer 등의 각 나라의 '숫자'라는 단어를 암호명으로 사용한다고 설명되어있습니다)

심지어는 (황당한 설정이라는 판단 하에) 영화에서는 금을 훔치는 장면이 핵을 터뜨리는 장면으로 바꿔어져버린 대작의 소설판 [골드핑거]에서도 훔치는 장면 자체에 대한 설명은 상세하고 친절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이에 따라서 본드 소설의 악당들은 (스펙터를 포함해서) 현실 세계에 있음직한 모습을 갖고 있었는데, 이게 변질되면서 세계정복을 꿈꾸는 방송국 사장까지 나오는 황당한 설정들이 터져나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지노 로얄>에서는 생존을 위해 행동하는 악당이 등장하고, 이로 인해 현실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르쉬프

이 돈 잃으면 저 화이트 놈이나 이 반군 리더한테 개차반 날텐데… 걱정이네… 궁시렁궁시렁


c2. 현실 세계에 있는 제임스 본드

<나를 사랑한 스파이>처럼 버튼 하나 누르면 미사일이 날아가서 유유히 탈출하고, <옥토퍼시>처럼 고문에 대해서 농담 따먹기나 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본드의 차는 굴러서 대파되고, 잡히고 고문도 당합니다.
(영화사상 최악의 고문장면 중 하나 아닐까요? 특히 남자들에게…. 참고로, 이 두 장면은 소설에서도 거의 그대로 등장합니다)
 

d. 크레이그의 연기력

몸짱을 통한 카리스마 외에도 그는 본질적으로 연기자입니다. (모델이 아니라 말이죠!!!)
제대로 된 원전의 재해석이나 이를 표현한 대본이 있어도 연기자가 연기가 안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크레이그는 위의 b, c에서 언급한 사항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연기력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결론적으로 다니엘 크레이그는 ① (코너리처럼) 소설과는 거리가 있는 외모지만 (역시 코너리처럼) 그 만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으며  ② 이언 플레밍 원작의 혜택을 톡톡히 받았고   ③ 몸과 액션과 연기가 잘 조화된 표현력을 발휘해서 성공적인 본드로 데뷰할 수 있었습니다.


덧1. 영화 <카지노 로얄>에서 여기저기서 소니 및 포드 사의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포드 사의 차에 대한 설명은 吳공본드 님 블로그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거슬려보이는 장면은 호텔 CCTV 카메라를 블루레이(Blu-Ray)에 담는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광고는 적절히 해야죠. CCTV 카메라는 그렇게나 고화질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블루레이  -.-;;;

이 호텔의 CCTV는 1080p로 되어있으니, 이 CCTV로 영화를 한 편 찍어도 되겠습니다.


덧2. 카지노 로얄에서 딜러역을 맡은 배우는 안드레아스 다니엘이라는 독일인입니다.


이 분의 딜링에서 뭔가 느낀게 없나요?
웬만한 연습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완숙하고 부드러운 딜링을 보여줬습니다.
이 분은 배우가 아니라 진짜 직업 딜러입니다. tOMSON' blog를 보시면 실제로 이분이 딜링하는 모습을 잠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