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에는 릭의 카페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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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사블랑카는 이제는 고전을 넘어 하나의 컬트가 된 작품입니다.

영화 카사블랑카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버티 히긴스의 노래 "카사블랑카"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래 카사블랑카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제곡이 아닙니다.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 가사의 주 내용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촬영할 때는 일사(잉그리드 버그만 분)가 릭(험프리 보가트 분)과의 해피엔딩인지, 라즐로와의 해피엔딩인지에 대해서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식 용어로 쪽대본의 난무였죠.

그러다보니 일사의 캐릭터가 양쪽 모두에게 애틋한 연기를 보여줄 수 밖에 없었고, 이 점이 영화의 분위기를 묘하게 만드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어쨌거나, 얼마나 멋있습니까… 한 남자의 쓸쓸한 고독과 사랑이 있는 곳…

(다른 글에서도 적었지만) 이 영화에서 "Play it again, Sam"이라는 대사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팬이기도 했던 우디 앨런의 영화 Play It Again, Sam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저 대사를 릭이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릭은 연주하지 말라고만 했고, 일사가 비슷한 대사를 했습니다. "Play it, Sam… Play As Time Goes By…"






하지만… 버뜨…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비정한 것!
그런 로맨틱한 카사블랑카는 없습니다. 그런 공간은 존재한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 우리들의 기억이 존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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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 : 하산 2세 사원

카사블랑카 땅을 밟았을 때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것은 이제는 거의 지워진 희미한 화약 냄새가 아니라 생생하게 느껴지는 강한 생선 비린내였습니다.
카사블랑카는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수도 대우) 어촌일 뿐이었습니다. 그 실망감… 말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츄르륵…

하지만, 좋은 점도 많습니다. 우선, 이슬람 국가를 한 번 보고 싶으면 굳이 사우디까지 가서 고생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독실한 편입니다. 오죽하면… 오른쪽에 보이는 저 사원… 정상에서는 밤이 되면 사우디 방향으로 한 줄기 빛이 나갑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빛은 사우디(정확히는 메카)에서 오는 빛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네, 이슬람교 신자들 99.99%는 이렇게 독실하고 착합니다.

하지만, 카사블랑카는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휴- 그 실망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더군요. 한 교포분의 말대로 카사블랑카는 영화로만 유명할 뿐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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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릭의 카페… 냐구요?


카사블랑카에 관한 책이나 글을 보면 영화 분위기와 똑같은 바가 있고 이름도 릭의 카페라고 많이들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돌아다녔을 때는 릭의 카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얏트 호텔(Hyatt Regency)의 바를 릭의 카페와 비슷하게 꾸며놓았을 뿐이었습니다.

바로 왼쪽에서 보시는 바입니다.

저 바에서는 영화 Casablanca의 비디오 테이프도 팔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NTSC와 PAL 방식을 모두 팔고 있었습니다. 중립구역답긴 하네요)
즉, 이곳은 영화가 개봉된지 반백년도 넘은 영화덕분에 아직도 영화특수(?)를 누리고 있던 것이죠. (이 영화는 1942년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