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 그리고 [배트맨 비긴즈] (부제: 내가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

여러분이 극장에서 제일 처음 본 영화는 무엇인가?

내 기억 속에 있는, 내가 극장에서 제일 처음 본 영화는 [벤허(1959)]였다.
1981년에 이 영화를 재수입해서 대대적으로 상영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아버지 손을 잡고 극장에 가서 본 것이다.


당시 국딩 2학년이라 플롯을 다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엄청난 규모의 스펙터클에 압도된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전차경주의 배경으로 사용된 콜로세움은 "여기 한 번 가보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런데, 콜로세움을 23살에 가버리고 말았다(관련 포스트).  그리고, 물론 지금은 결코 죽기 싫다)



내 꿈 중 하나는, 울 애들과 극장에 같이 가서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쯤이나 영화를 같이 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난 것이 내가 처음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것이 국딩 2학년 때라는 것이다.
내가 그 때 (만화가 아닌) 영화를 봤다면, 린이도 지금 보는 게 문제가 없단 얘기다.

그래서, 린이랑 함께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린이에게 의견을 물었다.
린이의 답은 의외로 쿨했다. "네!"

하지만, 사소한 문제가 있었는데, 린이는 아직 [배트맨 비긴즈]나 [다크 나이트]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배트맨 비긴즈]를 보기로 하고, 아이들과 소박한 가족상영회를 했다.

이 자세… 설정 아님… 정말 둘이서 이러고 영화를 봤다능…


영화를 다 보고 나서의 린이의 반응은 놀라웠다.
영화를 보고나서 제일 먼저 한 말은 "아빠. 난 라스 알굴이 나쁜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 도저히 모르겠다요."였다.
일단,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흥분한 나는 린이에게 브루스 웨인과 라스 알굴이 생각하는 정의의 차이와 공포라는 코드, 팔코네의 몰락 등을 얘기했다.
그러자, 린이는 충분히 이해하면서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

이제 다음에 보기로 한 영화는 (전설의) [다크 나이트]다.
린이는 벌써부터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7월이 너무나 기대된다. 딸아이와 극장에서 데이트라니… 그것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