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대본 번역 완료!

This town deserves a better class of criminals.
이 동네엔 더 격조 있는 악당이 필요해.

극장에서 [다크 나이트]를 3번 봤습니다. 3번째 볼 땐 대사를 제법 외울 수 있겠더군요.
그러면서 영화를 보니 번역이 뭔가 2% 부족해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대사나 플롯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아예 통째로 번역해보기로 했습니다. 더 격조있는 번역을 위해서요.

직접 번역해보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이해가 되었고,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코드도 읽어지더군요.



1. 조커의 대사가 짧은 것은 학력이 낮아서가 결코 아님

DVD Prime의 어떤 글에서 조커의 정신분석을 했습니다.
근데, 그 중 기본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아 고급교육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장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정반대입니다.
조커가 사용하는 표현은 대단히 함축적인 표현들이었습니다.
어휘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최대한 함축적인 표현을 하는 과정에서 단어가 줄어든 것입니다.

대표적인 표현은 역시 "You complete me(넌 날 완전하게 해)!"겠죠.
(물론, 이 표현은 [제리 맥과이어]에 나온 표현입니다)
You make me perfect. 따위의 진부한 표현이 아닌 짧고 강렬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대사를 들으며 알프레드와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게다가 알프레드는 초기에 조커의 본질을 알아차립니다!!)
알프레드 역시 함축적이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합니다.


2. 레이첼이 웨인을 떠난 이유는 그가 "남자답지 못해서"가 아님

레이첼은 브루스 웨인이 아닌 하비 덴트가 "I am the Batman."이라고 말하자 웨인을 떠납니다.
(저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브루스 웨인이 남자답지 못해 떠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레이첼의 편지에 있는 글은 정확히 이렇습니다.

When I told you that if Gotham not longer needed Batman we could be together, I meant it.
But now I'm sure the day won't come when you no longer need Batman.

내가 그런 말을 했지?
고담시가 더 이상 배트맨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날이 오면 우린 함께 할 수 있을거라고. 진심이었어.
하지만, 네가 배트맨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날은 오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


레이첼이 떠난 이유는 브루스와 하비가 진정으로 배트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알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3. chance란 단어는 계속 등장하지만, 한 단어로 번역이 어려움

하비가 동전을 던지면서 강조하는 것은 chance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그가 투페이스가 된 뒤에 50:50의 확률(또는 기회나 승산?)을 얘기하면서 사용되기도 합니다.
또, 고든 청장이 배트맨에게 "당신에게 남은 유일한 기회가 이 도시를 정화한다는 것이었는데..."라고 할 때도 나옵니다.

가장 번역이 어려운 단어였던 것 같습니다.


4. 하비가 '공평함'에 미친 것은 조커 때문임

하비가 레이첼과 마로니 사건에 대해 얘기할 때부터 그는 공평함을 얘기합니다. (Fair's fair.)
하지만, 그를 공평함에 미치게 한 것은 조커의 대사 때문입니다.

Oh, and you know the thing about chaos? It's fair.

참, 혼란의 핵심이 뭔지 알아? 공평하단 거야.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단지 공평함을 위해 고든의 아이에게 총을 겨누게 됩니다.


5. 엔딩의 고든의 대사는 스스로에게 하는 독백과 아들에게 하는 대화를 같이함

실제로 가장 짧고 멋있기도 했지만, 의외로 번역이 어려운 대사가 엔딩의 대사였습니다.
엔딩에서 고든의 대사는 독백이자 대화의 의미를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Because he's the hero Gotham deserves, but not the one it needs right now.
So we'll hunt him, because he can take it.
Because he's not a hero.
He's a silent guardian, a watchful protector.
A dark knight.


그는 고담시가 바라는 영웅이지만, 지금 당장 그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단다.
그래서 우린 그를 쫓을 거다. 그가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지.
왜냐면 그는 영웅이 아니라...
그는 은밀한 수호자이며, 유심히 우릴 지켜주는...
"어둠의 기사"니까!


이 부분은 페니웨이 님과 okto 님의 자문을 거쳐 이 번역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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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영어 원문은 Divx SubTitles에서 다운받은 버전 및 웹에 돌아다니는 [다크 나이트]의 대본(pdf 버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