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평가가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2007년 11월 17일 MBC 9시 뉴스데스크에서 ‘병원, 속보이는 친절’이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매년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의료기관평가를 하고 있는데, 일정을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온갖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평가에 대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원을 환자로 둔갑시키거나, 불만이 많은 환자를 퇴원시켜버리고, 밥이나 약을 평가팀이 왔을 때 먹이는 등의 고도의 테크닉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보려고 버둥거리는 병원을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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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장모님께서 대구x대병원에 며칠간 입원하셨습니다.
공교롭게도 입원 기간이 이 병원 의료기관평가(11월 22일-23일) 직후였습니다.

왜 직후를 얘기하냐면요...

의료기관 평가한다고 준비했던 뻘짓을 몽땅 원위치시키는 짓거리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1. 1주일 전에도 왔었는데, 1인시위를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의료기관 평가 기간엔 어디론가 사라지셨더군요.

  2. 평가기간 전부터 평가 일자(11월 22일-23일) 푯말을 만들어서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당연하죠)

  3. 8인실 병실에 입원하셨는데, 평가기간에 "쾌적한 병실"을 만들기 위해 침대를 하나 뺐습니다.
    (7인실 병실로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평가가 끝나자 침대를 하나 더 집어넣더군요.

  4. 평가가 끝나자 다른 7개와 크기가 맞지 않은 침대를 집어넣었습니다.
    그 문제를 보호자 한 분(할아버지)께서 따지자 간호사는 띠꺼운 표정으로 닥치고 그냥 쓰라는 식으로 대했습니다. 이 따위로 놀고 자빠졌는데, 의료기관평가는 왜 하는 건지, 원...

  5.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다 알지만, 침대를 집어넣을 때 박수 2-3번 치면서
    "여기 주목하세요~ 의료기관평가 끝났으니 다시 원위치 합니다"고 소리지르는 짓거리는 또 뭔지...

즉, 근본적인 문제는 기간을 다 알려주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방식으로 하다보니,
병원에서는 환자를 "동냥받으러 온 거지" 수준으로 취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제기되어도, 보건복지부는 형식적인 답변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 평가 항목의 대부분은 과거 1~3년 동안의 의무기록 및 각종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 짧은 기간의 집중적인 준비로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없다
- 평가과정 중에 불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근거 규정에 의해 엄중 조치한다

위에서 직접 경험한 것은 보건복지부의 형식적인 답변에는 전혀 어긋나지 않습니다.
간호사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땍땍거리면서 삽질하는 것불법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저런 짓을 하는 것이 평가에서 제외된다고 하는 것...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 병원 실명을 적으면 무슨 꼴을 당할지 몰라 병원 실명은 적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