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합순위'라는 거짓말은 언제쯤 없어질까?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한지도 벌써 1주일이 되어갑니다.
전체 일정이 18일 정도니까 초반을 넘어 중반에 접어들었군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보면 현재까지의 올림픽 종합순위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언제 포털들이 이렇게나 중요한 이슈에 발빠르게 움직인적이 있나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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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냥 보여주니까…

물론, 포털 뿐만 아니라 신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문들을 보면 1면엔 언제나 전날의 경기결과와 함께 종합순위를 알려줍니다.
그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종합순위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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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신문의 인터넷판에 나온 듕귁 vs 미쿡의 다툼기사

오~ 중국과 미국이 메달집계 결과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군요. 미국은 감히 올림픽 공식 사이트의 종합순위 집계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집계를 한다네요.
그래서 올림픽 공식 사이트의 종합순위 집계방식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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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홈페이지의 모든 경기에 대한 국가별 메달 획득 결과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흠흠… 이상하네요.
모 신문의 친절한 설명과는 달리 IOC에선 국가별 종합순위를 계산하지 않으며, 이 표는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할 뿐이랍니다.
(IOC does not recognise global ranking per country; the medel tables are displayed for information only)





올림픽은 (비록 엄청난 상업주의국가 패권주의가 지배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치색이나 상업성을 배제한 채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오로지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공존과 평화증진만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은 냉전시절에 (구)동독, (구)소련, 대한민국 등의 나라에서 국가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88올림픽에 결승전에서 딱 죽지 않을 만큼만 얻어터진 박시헌금메달을 딴 것은 오로지 서독보다 종합순위에서 앞서고 싶다는 노태우의 바램 때문이었죠)

지금은 올림픽이 국가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인정되는 시대도 아니며, IOC에서는 종합순위라는 것을 전혀 취급도 하지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이 종합순위라는 유령이 아직도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이젠 종합순위라는 거짓말이나 금메달에 목숨거는 것을 버리고, 땀흘리며 경기에 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줄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