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버필드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들
- 미디어이야기/그외의 모든 영화
- 2008. 1. 31. 02:58
괴물의 정체 대공개!
본 얼티메이텀을 아주 아주 재미있게 본 저로서는 익스트림 핸드헬드 기법을 꼭 체감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멀미에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조금 불편했습니다. 일부러 영화를 집중해서 봤는데, 그게 영향을 더 끼쳤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관객에 따라서 호불호는 나뉘겠지만, 저는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별히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그저 몰입해서 보기만 하면 되는 영화를 오랜만에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몇 편이 떠올랐습니다.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보지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1. 초반 구성 : 도망자 (The Fugitive - 1993) 를 기대했지만…
외팔이라니깐…
도망자에서는 왜 쫓겨야되는지 따위(!)는 오프닝에서 다 얘기해주고 2시간 내내(이러고도 러닝타임은 무려 130분이었습니다) 도망다니는 장면만 나왔습니다.
(95년 이병헌 주연의 런어웨이가 이 형식을 빌렸죠)
어짜피 괴물 나오는거 다 알고 있으니 90분 내내 괴물과 놀았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초반 23분 정도는 사람만 나오더군요.
2. 괴물 그래픽 : 각종 괴물영화들 - 고질라(Godzilla - 1998), 괴물 (2006), D-War(2007) 등)
괴물이 선명할수록 그래픽 티난다는거…
그리고, 이를 통해 괴물이 화면에 비치는 시간도 최소화했습니다. (괴물의 정체가 설명되면 그 다음부터는 괴물이 화면에 계속 등장해야 됩니다)
대신, 가끔 등장할 때는 정말 사실적인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괴물의 그래픽을 보면 기타 괴수영화와 비교해서 훨씬 더 사실적입니다. 건물을 긁어댈 때 괴물의 피부뿐만 아니라 건물 유리창이 부셔져서 떨어지는 것 까지 대단히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게다가 아마추어가 가정용 캠코더로 촬영했다는 설정이라 화질이나 색감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의도적으로 화질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칼같은 화질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괴수영화들이 모든 장면에서 최고도의 그래픽을 보여주려고 시도하다가 우스꽝스러운 그래픽 때문에 헛웃음을 사는 경우가 있었는데, 항상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줄 수 없다면, 차라리 최소의 장면에서만 그래픽을 사용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 같습니다.
(이 면에서 우리나라 영화 유령은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 괴물이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분명히 전신을 몽땅 보여줍니다. 그것도 아주 잘.
(극장에서 확인하세요~)
3. 음향효과 :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 1997)
이 곳 속에는… 리베라 메?
저에게 그 중 최강은 이벤트 호라이즌이었습니다.
극장에서는 쇠를 때리는 듯한 땅땅 소리가 정말 무시무시했거든요.
그걸 DVD로 보니 나오는 소리가 안습이라 전혀 무시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극장에선 충격적이었던 눈 파는 장면도 시큰둥했고말이죠.
다시 말해서 이벤트 호라이즌의 분위기를 극대화시켜준 것은 음향이었습니다.
클로버필드에서의 음향은 무시무시합니다.
아마추어가 촬영한 비디오라는 설정은 화질에서만 유지됩니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괴물의 소리때문에, 차라리 괴물 얼굴을 보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는 압박감을 안겨줍니다.
(카메라가 흔들리는데 오디오는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특히, 괴물 소리는 더욱 더 흔들리지 않습니다)
4. 생략의 미학 : 로닌(Ronin - 1998)
로닌을 보면 스케이트 가방 때문에 많이들 죽어갔는데, 정작 스케이트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올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J.J.가 감독한 MI3의 토끼발도 그저 생략의 미학일 뿐이지 떡밥은 아니라고 봅니다)
잘 알려졌듯이 괴물의 정체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덕분에 괴물에 대한 설명에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고, 괴물 존재의 논리성에 영화를 보는 몰입도를 뺏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맘 편하게 괴물이 휘젓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만을 볼 수 있는 것은 생략의 미학 덕분이라고 봅니다.
(J.J.가 감독한 MI3의 토끼발도 그저 생략의 미학일 뿐이지 떡밥은 아니라고 봅니다)
잘 알려졌듯이 괴물의 정체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덕분에 괴물에 대한 설명에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고, 괴물 존재의 논리성에 영화를 보는 몰입도를 뺏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맘 편하게 괴물이 휘젓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만을 볼 수 있는 것은 생략의 미학 덕분이라고 봅니다.
덧. 이 영화에서 이상한 점이 3가지 있었습니다. 허리가 끊어져도 전기가 들어오는 건물, 엄청나게 오래가는 캠코더 배터리, 가정용인데 엄청난 수준의 음향이 완벽하게 녹음되는 캠코더.
내가 누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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