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펜더블]: 80년대의, 80년대에 의한, 80년대를 위한 영화


마누라님과 함께 [익스펜더블] 감상.
아이들에게 집에서 [토이스토리2]를 틀어주고 둘만 극장으로 고고씽했다. 역시 기특한 린이와 짱이… ㅋㅋ

이 영화는 그야말로 80년대 영화였다.

[코만도(1985)]를 보면서 매트릭스(주지사 님)가 죽거나 딸을 구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면서 본 사람이 있었나?
매트릭스가 그 많은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받는 걱정은?
또,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는 문제는?
영화의 엔딩에 대한 스포일링에 대한 걱정은 어떤가?

이 영화는 80년대 B급 액션영화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는 영화다.
장점은 물론이고, 수많은 단점이나 한계까지 그대로 이어받았다.

나에겐 그런 면에서 여러모로 반가운 영화였다.
하지만, 80년대 액션영화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없는 관객에게는 1% 부족한 줄거리에 2% 부족한 액션의 영화일 수도 있다.
(악당을 죽인는데 개연성도 부족하고, 악당들의 행동 역시 그닥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음)

하지만, 시간을 가볍게 때우는 영화라는 면에선 괜찮은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80년대스러운 내용들은 아래와 같았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음)

1. 주인공 편은 아무도 안 죽음, 심지어 배신자도 반성하면 안 죽음

2. 주인공의 애인은 악당과 관련이 있으며, 별 의미 없는 고난을 겪음

3. 반성하는 악당이 있으며, 반성이 끝나면 살해당함

4. 악당은 별 이유 없이 인질만 끌고다니며, 그것 때문에 죽음

5. 주인공과 악당 두목은 1:1로 싸워야 되며, 그 때는 악당의 부하는 전혀 나타나지 않음.

6. 주인공과 악당 두목이 1:1로 싸울 때 두목의 동료는 안 나와도 주인공의 동료는 나와서 도와줌. ㅋ

7. 주인공이 총 쏘면 죄다 폭발함. 심지어는 총알 한 방에 목조건물이 폭발하는 기적도 일어남

8. 악당이 쏘는 총은 거의 다 빗나감

9. 주인공은 총을 맞아도 금방 HP가 회복됨

10. 주인공은 뽀대를 위해 불필요한 액션을 보임. 악당들이 죽는 건 그냥 죽는 것임.

11. 일부 화면 색감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설마 촬영장비 운영의 미숙은 아니겠지?)

12. 동양 문화에 대한 몰이해 (이것 역시 의도적인 것 같았음)

13. 외국에 정규군도 아닌 용병이 마구 들이닥치지만, 문제되지 않음. (처음엔 여권도 갖고 들어갔으면서)

14. 물리법칙이나 무기의 원리 따윈 아오안


덧1. 같이 본 마누라님은 엄청나게 지겨워하셨음.

덧2. 몇 명이나 죽이나 세어보려했는데, 도저히 카운트 불가. ㅋ

덧3. 이런 영화는 역시 90분-100분이 진리. 2시간이 넘어가면 안 되는 거임! 80년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