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잘 만든 원빈 판타지

This is no fantasy - no careless product of wild imagination.
[Superman: The Movie]


영화 [아저씨]는 잘 만든 원빈 판타지다.
(종종 [본 얼티메이텀]과도 비교되는데, 이 비교는 좀 아닌 것 같음. 이 영화는 리얼리즘과는 너무 거리가 멈)
영화는 초반의 캐릭터 소개 시간을 제외하고는 원빈의 액션과 간지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있다.

플롯의 주요한 축이 되는 소미와의 친분에 대한 설명도 최대한 축약되어 있으며, 차태식(원빈 분)의 과거도 후반에 설명함으로써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최대화한다.

이렇게 서로의 관계를 최대한 간략하게 묘사했지만, 후반부 악당형제-경찰-차태식의 삼각구도를 유지함으로써 극 자체의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구성했다.

한편, 악당들은 최대한 나쁜 놈들로 설정함으로써 원빈의 깔끔하고 잔인한 액션을 제대로 합리화한다.
원빈은 액션 전문 배우가 아님에도 액션을 잘 소화하는데, 워낙에 실전용으로 구성된 시퀀스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이 외에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들… (스포일러 일부 있음)


1. 마약중독자의 장기도 매매 가치가 있나?

만석, 종석 형제는 통나무 장사(불법 장기 매매)를 하는 진짜 나쁜 놈들인데, 소미 엄마의 모든 장기를 팔아버린 걸로 나온다.
이 부분은 최대한 잔인하고 나쁜 놈들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원빈의 잔혹 액션을 합리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소미 엄마는 마약 중독자. 장기가 매매 가치가 있을까?



2. [다크 나이트]를 연상시킴

소미가 주는 카드는 다름 아닌 유희왕 다크나이트 카드.
게다가 끝판 대장(람로완, 타나용 분)은 칼을 사용하며, 무려 조커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일부 보여주었다.



3. UDU 민간인? 응?

UDU 출신인데, 민간인 요원이었던 것으로 나온다.
이건 좀 그런 것이… UDU는 현역이다.

게다가, UDU 시절엔 머리를 짧게 깎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그 쪽은 머리를 기른다. 아주 길게.



4. 액션이 굉장히 사실적임

소시적 전직 UDU 1명 vs 현역 SSU 여러명(아마 6-7명?)의 실전 싸움을 본 적 있다.
대략 5초 이내에 UDU 아저씨가 승리를 거뒀다. ㄷㄷㄷ

그런데, 당연히 회축차기, 날아차기 같은 액션은 나오지 않았고, 급소 공격이 전부였다.

동작이 너무 빨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영화에서 원빈의 액션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5. 잡혀간 뒤에 어떤 형을 받게 될까?

모든 악당을 다 해치운 뒤 그는 경찰에 순순히 체포된다.
그런데… 어떤 형을 받게 될까?

물론, 법적으로야 특수공무집행 방해(경찰들을 너무 많이 때렸다), 살인, 살인미수 등 화려하겠지만…
과연 교도소로 보낼까?

만약 보낸다면… 본격_수감자를_걱정해야_될_상황.mkv



6. 적절한 유머 코드

강우석 식의 마구 웃긴 유치한 유머가 아니라 적절히 절제된 긴장 해소의 유머가 몇몇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이 부분은 이정범 감독의 많은 고민의 산물이라 느껴졌다.

영화 [이끼]가 만화 <이끼>에서 제대로 차용했어야 될 유머들이었다. 강우석 즐!



7. 경찰 액션 원빈 액션이 비교되도록 구성

초반에 경찰들이 조폭 하나를 잡으려고 화려한 액션을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결국 경찰의 화려한 액션과 원빈의 깔끔한 액션이 비교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상당히 괜찮은 구성이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