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카 욕하지 마라, 견찰 욕하지 마라

견찰인 친구가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도 받은, 막역한 친구다.

참여정부 시절 그런 얘기를 하더라.
"공권력이 너무 약하다. 이래서 비리가 생긴다"

그런데, 하루는 보이스 피싱 전화가 와서 상담차 전화를 했다.
"보이스 피싱? 피해가 없으면 신고하지 마라. 어짜피 못 잡는다"
신고하지 말란 말 자체가 공권력을 약하게 만들어달란 얘기 아닌가?

문제는 이게 당시 견찰들의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개혁하기 바쁘단 핑계로 민생은 아웃 오브 안중.
(뭐, 그럼 공무원들은 달랐나?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그래도 지금은 보이스 피싱 사례를 신고하라니 나아진 건지 원...


2006년쯤 경남의 한 지방에 잠시 갔다.
굉장히 유명한 식당을 갔고, 손님도 꽤 많았다. 주인이 그러더라.
"경제가 다 무너졌다. 다 노무현이 때문이다"

손님이 많이 오는 그 자체가 경제가 무너진 것이란 건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군대에 있을 때 해군 6전단에 근무했다. 소위 말하는 해군 항공단이다.

군인은 구체적인 정치 성향을 말할 수 없지만, 간부들의 "난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당만 지지한다"는 얘길 가끔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 발표된 <국방개혁 2020>에 항공사령부 신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걸 보고 간부들이 그러더라 "노무현이가 그래도 뭐 하나는 했네, 쳇"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란 결과 이가카가 정권을 잡았다.
그리고 <국방개혁 2020>에서 항공사령부는 보란듯이 잘려나갔다.

지금은 전역해서 걔들의 얘기를 들을 순 없지만,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축하한다. 바란대로 되어서.


그렇게 좋아하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진보세력은 그 전후에 비해 활동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자 웃기는 일이 많이 벌어졌다.

a. 효선, 미순 사건

여학생 둘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었다. 미군은 모른체 넘어가려 하고 처벌이나 사과도 없다.
국민들이 난리가 났다. 촛불 집회까지...
놀란 미군은 뒤늦게나마 사과를 하고, 관계자를 처벌하고, 추모비도 세웠다.

하지만, 전교조는 아직도 매년 촛불집회를 해대며 잊지 않겠다며 사람들을 자극한다.
아이들을 잃은 부모도 아이들을 마음 속에 묻어야 될텐데, 전교조는 그런 기본적인 인지상정도 없다.
히트시킬 이벤트가 없으니 자식 잃은 부모 속만 파댄다.

조만간에 두 여학생은 열사의 반열에도 오를 듯 싶다.

이러니 전교조=종북파 소리를 들을만도 하다. 그것 외엔 이런 짓을 할 모티브가 없으니까.


b. 뭘 해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무현 씹어댄 건 개혁세력도 마찬가지

개혁 정책을 수행하니, "개혁의 속도가 느리다. 다 갈아엎어야 된다. 능력이 없어서 저렇다."라고 지랄.
(대통령은 혁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건 숫제 박정희를 원한다)

보수 정책을 수행하니, "것 봐. 좌향좌 하고는 오른쪽으로 간다."라고 지랄.
(이게 무려 한겨레 신문 기사 제목이다. 지금 와서 슬픈척 하지 마라. 역겹다)

좆중동이나 한겨레나, 진보세력이나 다들 한마음 한 뜻으로 씹어대더라.
다양한 의견이 나와 토론을 하는 게 아니라 이건 수꼴이나 진보나 누가누가 노무현 잘 씹나한 마음이었다.


c. 개혁세력의 분열

민주노동당엔 웬 친북인사(말이야 좋지 종북파란다)가 다 자리잡고 앉고, 지들은 결국 쫓겨나 "진보신당"이란 걸 만들었다.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토론해서 ONE VOICE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분열했을 뿐이다.

활동하기 좋은 때가 되니 이건 뭐 딴날당 이랑 똑같다.
(걔들도 딴날+친박연대+자유선진당 하지 않는가)



속칭 "읽어버린 10년"간 나라가 많이 시끄러웠다.
그게 정상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러운 체계이고, 그 안에서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니까.

그런데, 수많은 국민들은 "노무현이 국론을 분열시켰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국론을 결코 분열시키지 않을 대통령을 직접 뽑았다.

그리고, 국민들은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욕한다.

지금의 대통령을 뽑고, 그 수준의 견찰을 저 지경으로 만든 주범국민 스스로다.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기 전까지는 이가카 욕하지 마라, 견찰 욕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