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독립영화를 보기 불편한 이유

이 글은 페니웨이™님의 우리가 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트랙백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취약한 분야 중 하나가 독립영화입니다.
독립영화의 기반이 취약한 것은 외부의 지원이 미약하다는 것이 큽니다.
(스크린 쿼터는 사수하려 하지만, 그 수익으로 독립영화를 지원하지는 않는 것이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큰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재미가 없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관객은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독립영화가 재미가 없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관객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 입장에서 재미가 있는 것 같음
2. 게이 영화만 독립영화냐? 난 게이 영화 싫어!!! (특정 장르 편중)

대부분의 독립영화들은 (예술성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재미가 정말 없는데다 소재의 편중 현상이 심한 편입니다.

한편으론, [블레어워치]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미행/Following] 같은 영화는 독립영화가 (감히 독립영화 주제에) 고예산 상업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몰입감 있는 영상을 보여준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컨데, 관객이 보고싶어하는 재미있는 영화와, 많은 독립영화 제작자들이 만들고싶어하는 작품성만 있는 영화 사이에는 지구에서 안드로메다 사이 쯤 되는 거리가 있단 얘기입니다.


얼마 전 김조광수의 글 "소년, 소년을..."을 읽다보니 영화 참여 이벤트에 대한 글이 있었습니다.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이 쉬우니, 이벤트의 일환으로 영화를 보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에겐 고교 게이물을 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전 [번지범프를 하다]마저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조심스러운 답글을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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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답글은 심플하더군요: 결코 어려운게 아닙니다. (중략) 쉬운겁니다.

독립영화가 크지 않으면 장르의 다양화, 새로운 장르에 대한 과감한 시도 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독립영화를 만드는 분들은 이 영화를 봐야할 관객의 생각을 읽기는 커녕, 자기가 하고싶은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립영화 만드시는 분들이 관객의 코드를 좀 읽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하고픈 말만 떠들면 된다는 모습은 여의도에 사시는 분들이면 충분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