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스틸]: Transformers over the Rocky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보면서 이제 CG의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한편으로는 CG 로봇물엔 줄거리나 전개 따윈 거들뿐이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영화의 핵심은 언제나 기술이어서는 안된다.

영화는 줄거리와 그 전개를 영상으로 옮기는 것이고, CG는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터미네이터2] 같은 영화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영화임)



[리얼 스틸]은 적절한 이야기 전개에 CG를 씌운 영화다.

로봇물로서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잃었던 방향[각주:1]을 잡았다는 느낌이랄까.


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익히 알려진) [록키]가 아니라 [오버 더 톱]과 유사하다.

트럭을 몰고 다니는 아버지가 주인공이며, 아들을 찾는 과정에 벌어지는 액션이 주된 소재다.

(물론, 세세하게 보면 꽤 다름. 이 영화는 적절히 표절한 수준의 저열한 영화가 결코 아님)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팔씨름이 아니라 권투이며, 사실상 [록키]와 유사하다.

(사실, 이 영화에선 의도적으로 [록키]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내용들이 등장함)


이 영화는 [오버 더 톱]과 유사하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엔가 슬쩍 [록키]로 넘어간다.

다소 뻔뻔해보이기도 하고, 일부 손발이 오그라드는 부분도 있지만, 의외로 꽤 자연스러워서 감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PG-13에 맞게 그닥 심한 폭력 장면도 없는, 가족영화로서 보기에 무리가 없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덧 1. 이  영화는 비록 줄기는 [오버 더 톱]이지만, [록키]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꽤 있었다.

1. 대부분의 복싱 시퀀스는 5개 체급에서 타이틀을 석권했던 슈거 레이 레너드[각주:2]가 감수했다.
   (촬영은 프로 복서들의 동작을 모션캡쳐로 녹화해서 진행)
   은근히 [록키 발보아]에서 마이크 타이슨이 얼굴을 비친 것을 연상시켰다.

2. 챔피언 로봇의 이름은 제우스인데, [록키]의 챔피언이 아폴로라는 점을 연상시켰다.
   아폴로는 다름아닌 제우스의 아들.

3. 마이더스의 헤어스타일은 닭벼슬 스타일이다.
   이건 [록키 3]에서 클러버를 연기한 Mr. T의 헤어스타일[각주:3]이다.

오른쪽의 닭벼슬이 바로 "마이더스"


4. 마지막 제우스 vs 아톰의 경기는 [록키]를 여러모로 연상시키도록 구성되었다.
   그런데, 그 외에도 [록키4]의 록키 vs 드라고 혈투씬을 재구성한 내용이 상당 부분 등장한다.

5. 마지막 경기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진행되며, 두 선수는 상당한 상처를 입고, 경기 결과도 [록키]를 연상시킨다.


덧2. 그 외 특이한 점들…

1. 이 영화는 1956년 단편인 <Steel>을 기반으로 한다.
   이 작품은 1963년 10월 4일 [환상특급]의 한 에피소드로 영상화되었는데, 내용은 조금 많이 다르다.
   그 작품은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 영화 초반 앰부쉬를 찍겠다고 다니는 여자아이들은 무려 감독의 딸들이다.

3. 경기장 광고판에 MS의 xbox 720이 등장한다.

4. 로봇 시퀀스는 CG와 실사를 모두 사용해서 촬영되었다. 즉, 일부 로봇 씬은 정말 로봇이 등장한 것이다.

  1. 1편은 충분히 괜찮은 전개를 보여줬지만, 2,3편은 정말 험했다. [본문으로]
  2.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파이터]에서도 얼굴을 비췄음 [본문으로]
  3. 10여년전 조크인데, 미용실에 가서 맥가이버 스타일로 해달랬는데, 바로 이 Mr. T 스타일로 해달라고 했다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