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독(Dock) 삽질 개조기

책상 위에 아이폰을 그냥 두니까 좀 지저분해 보였다.
그런데, 독을 사려고 하니 케이스를 씌우면 꽂을 수 없는 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찾은 것이 심플독.

뚜시꿍! 범퍼, Neo Hybrid 등의 케이스를 씌운 상태에서도 꽂을 수 있는 심플 케이스

그런데, 기쁜 마음으로 지르고나니, 문제를 하나 발견했다.

독에 꽂으면 소리가 아이폰 위에 꽂은 이어폰으로 나오지 않고 독 뒤쪽의 line-out 쪽으로 나온다.^[각주:1]

사실, 이 문제(?)는 이어폰을 뽑았다가 다시 꽂는 것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진짜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독에 아이폰을 연결하면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뜨는 불량품을 받았다는 것.

그래! 이 독은 정품이 아니다. ㅠ.ㅠ

이 문제의 원인은 대략 아래와 같다.
아이폰 케이블은 16, 23, 25, 27번 핀만 사용한다.
이 핀들은 그라운드, 전원(5V) 및 USB 데이터 신호 핀들이다.

그리고, line-out이 있는 장비에서는 이 외에도 21번 핀을 사용한다.
연결되는 장비에 따라 21번 핀에 연결된 저항값이 바뀌는데, line-out 기능을 지원하려면 68kOhm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독에는 75kOhm 저항이 달려있던 것이다. 아놔~

Line-out 기능만 사용하려면 68kOhm을 구해서 달면 되고, 다행히 회사에 이 놈이 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이 기능 자체를 제거하는 것.
그렇다면 그냥 이 저항만 제거해버리면 된다. 참 쉽다.

작업을 도와줄 친구는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서민형 납땜인두^[각주:2], 그리고 글루건.

디지털로 온도 표시, 가열시간 1분 이내, 거치대와 납을 닦는 곳이 설치되어있는 300만원짜리 서민형 인두

케이스를 일단 벗긴 뒤…

나사를 풀고…

접착부위를 제거하면, 문제의 저항이 나타난다.

- 네가 68kOhm이냐? / - 아니옵니다. 저는 75kOhm이옵니다. / - 오~ 정직하구나. 죽어줘야겠다.

이 저항을 인두로 조심스레 긁어내면 아래와 같이 된다. 흐흐흐

댕강!

그리고, 혹시나 실수로나 line-out에 이어폰을 꽂을 것을 대비해서 글루건으로 단자를 막아준다.

이걸 다시 역순으로 조립한 뒤…

케이스를 씌우면 작업 완료!

이로써 내가 원하는 독을 갖고야 말았다. 아싸싸!

1. 물론, 독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는 것임 [본문으로]
2. 누구나 이런 인두 다 있잖아요? 이 이하는 인두 아니잖아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