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맛 쇼] 간단 감상기


하루 휴가를 낸 덕분에 평일에 [트루맛 쇼]를 봤다.

내용을 대략 미리 알고 보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충격적이었고, 어이가 없었다.


금요일 오전 11:10. 얼마만에 보는 평일 낮 영화인가!


1. 충분히 신란한 방송국 까기

이 영화에서 까는 대상은 방송 3사와 그 하청업체들이다.
티비에서 방송한 내용에 제작진이 조사한 내용을 합쳐서 (마이클 무어와 유사한 방식으로) 맛집방송의 실체를 까발린다.

제작진이 직접 돈을 투자해서 식당을 내고, 카메라를 설치해서 찍은 내용들은 충분히 신란하고, 충격적이다.

특히, 제작진이 연 식당에 출연진이 나와서 단골 드립을 치는 장면은 한편의 블랙코미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2. 다소 아쉬웠던 감정의 대입

영화의 내용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그런데, 일부 장면에서 나레이터가 직접 비평하는 장면들은 아쉬웠다.

그런 비평을 하지 않았으면 더 묵직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퇴 당한 뒤, 마지막 재산으로 식당 열고, 방송에 나갔지만, 망했던 많은 사례들은 굳이 흡혈귀란 표현을 안 써도 잔인하다)


3. 완소 가카께서 한우를 드셨음

한 식당에서는 가카의 방문을 자랑했다. 자기 식당에서 가카가 한우를 드셨다고.
하지만, 한우일 가능성은 전혀 없으니…
그나마 약간 통쾌했던 장면이랄까…


4.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의 수준

영화에서도 얘기하듯이, 이딴 쓰레기 방송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한 주에만 200개 가까운 식당이 소개되는 원인은 시청자다.
방송을 보고 나서 직접 확인해서 판단하는 의지가 전무한 이상, 이런 방송은 계속 나올 것이다.

나 스스로 방송은 진실만을 말할 것이란 편견을 갖지 않았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러닝타임이 약 70분으로 충분히 짧으며, (내용에 비해) 심각하지 않은 구성으로 가볍게 웃으며(물론 쓴웃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꼭 심각하게 보지 않아도 되니, 가벼운 데이트 무비로서도 나쁠 것 같지 않다. 강추.


덧1. 요즘 [나는 가수다]가 시큰둥한데, 청중 평가단의 평가 결과도 이렇게 조작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음

덧2. 환경 문제로 처벌 받은 식당이 수익 바짝 올리려고 천만원 써서 방송 출연을 하고 다시 처벌받는 개같은 악순환 뭥미…

덧3. 캐비어 삼겹살 어쩔… 방송 볼 때도 미친 짓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미친 짓이 아니라 싸구려 사기극.

[여왕폐하의 007] 한 장면. 캐비어는 이렇게 먹는 거라고! 절대 익혀 먹는 게 아니고!

덧4. 쥐벽서 티를 입고 감상했음. ㅋㅋ